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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淸風明月은 광풍제월光風霽月이다

무릉사람 2019. 2. 20. 21:28

사람 사는 곳에 분란은 항상 있었다. 단지 그것이 탐학하고 공명을 좇는 사람들이 주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명예롭게 끝나기도 하고 유혈로써 끝나기도 하였다. 전자가 영국의 명예혁명이라면 후자는 중국 청말 태평천국의 난일 것이다. 지금 온 나라가 세종시 문제로 시끄럽다. 백야白冶나 매헌梅軒처럼 그곳 출신 훌륭한 인물의 이름을 안 따고 아무리 하필 성군이라 하지만 세종도 역시 왕조국가의 왕이라 마음에 안 들었는데, 2002년 16대 대선에서 수도 이전을 반대한 사람으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당시 통일을 향한 재야의 열망이나 한 치의 땅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에서도 그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것은 정략政略이었다. 표를 얻기 위한 술수였다. 역사는 무심無心하고 권력은 명찰明察하지 않기 때문에 하늘은 시대정신 또는 안배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예단을 뛰어넘기도 하므로 그것은 용인되었다. 선거란 것이 기술적인 장치이며, 멀리는 창칼에서 가까이는 총구에서 권력이 나왔으며. 나치에서도 유신시대에서도 권력은 스스로 정당성을 도색塗色도 하였는데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라에 금기禁忌가 있어 국가의 중요문제를 갖고 정쟁거리로 삼거나 농락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이며. 사람들에게 금도襟度가 있어 해야 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린다면 더욱 좋겠지만 정치나 정치인도 국격, 그리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 그것은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말하는 원칙과 정도라는 것도 치명적 결함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면 그것은 변법이고 패도인 것이다. 하도 이명박정권이 인사실패에다가 전체주의적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의구심을 갖고 불신을 하는데 이 문제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이다.

 

이것은 대토지를 비롯한 거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정치적 야심을 가진 소수의 만족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자산인 이대통령 박근혜전대표 정세균대표 이회창 총재 정운찬 종리를 어렵게 하여 이른바 모두가 다치는 「양패구상兩敗俱傷」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타협과 절충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할 수도 있다. 이것은 한정된 재원으로 우선해야 할 국가의 정책보다는 개인이나 정파의 이해가 우선시 한다는 것이며 말로는 포퓰리즘을 멀리하면서 실제로는 답습한다는 것이며, 충청권을 볼모로 삼아 다음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대권게임이기도 한 것이다.

 

이제 각파의 입장은 요지부동이고, 전선은 고착되어있다. 곧 이전투구泥戰鬪狗가 벌어질 형세이다. 다른 도들은 오로지 충청도만 바라보고 있다. 가만있는 나뭇잎에 바람이 불었고, 잔잔한 호수에 들을 던진 것이며 평지에 풍파를 당한 꼴이다. 또 먼 옛날 서역에 볼모로 시집간 오손공주烏孫公主처럼 처지가 되었다. 충청도가 어떤 땅인가? 예로부터 청풍명월이라 하여 강직하고 너그러운 사람들이 많이 나온 곳이다. 「길에서 떨어진 것은 줍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선심이나 시혜를 거부하는 땅이다. 「감사덕분에 비장나리가 호사하는」기화나 편승을 배척한다. 「사주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어진다.」는 것을 믿어 공짜를 누구보다도 싫어하며 횡재는 재앙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입장은 돌고 돌며. 인생이나 세상의 득실은 초록몽樵鹿夢으로 생각하는 충청도의 기개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하는 것이다. 신하에게 굴복하고 하늘에 이기는屈臣制天下모양을 띠어 정부의 항복을 받기 보다는 다른 도 다른 시와 같음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청풍명월淸風明月은 결코 빈말이 아니며 곧 광풍제월光風霽月임을 오늘을 사는 한국사람들은 모두 인정할 것이다. 이것은 다른 것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충청인들의 마음에 달린 것으로서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승리인 것이다.

 

2009년 1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