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여, 캐스팅 보터인가
「시무(時務)를 아는 자가 준걸(俊傑)이다.」라는 말이 예부터 있어 왔다. 시무란 한 사람의 진퇴나 시대정신 또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대한민국의 시무는「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나라다운 나라」는 정의가 충만하고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이면서, 국민들이 나라에 감사하고 나라를 그리워하는 단계의 나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반드시「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실패하면 우리는 「역사의 신」으로부터 외면당하여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근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가 낙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적패세력에 의해서거 아니라 우군이라고 생각하던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 당에 의해서다(13일자 JTBC 여론조사는 국민의 당에게 부결 책임이 있다고 압도적으로 호남민심이 인식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이하 안철수라 칭함)는 헌재소장 부결 직후「국민의 당이 결정권을 가졌다」라고 했고. 국민의 당 의원들은 부결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환성을 질렀다고 민주당 의원들이 전하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북핵의 위협 속에도 굳건하게 개혁을 해야 할 때인 것이다.
개혁과 수구. 민주주의와 전체주의가 싸우고 있고. 수구·적체세력들은 개혁을 무산시키고 민주주의를 거꾸러 돌리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존재감을 과시한다거나 캐스팅 보터임을 보여주었다는 말들이 얼마나 낯간지럽고 무책임하며 개념 없는 소리인지 아는가?
안철수와 국민의 당이 누구인가? 안철수 개인의 대권욕심과 호남의 반문제인 세력들이 문재인 패권을 반대하고 새 정치를 구실로 정통야당을 분열시킨 사람들이 아닌가? 지난 추웠던 촛불집회에서는 도중에 슬그머니 빠져 민주세력을 실망시키더니만 이번에는 국민의 당이 와해 되려하자 자신의 대권 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당 대표가 되고. 오늘까지도 정치인으로서는 가장 삼가야 할 지역감정을 「호남 홀대론」으로 포장하여 퍼트리고 급기야는 법 논리에 정통한 김이수 후보자를 끌어내렸다.
나는 이번에 안철수와 국민의 당 국회의원들이 용의 머리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것 대신 뱀의 머리가 되어 땅바닥을 기기로 작정했다고 본다.
지금은 안철수와 국민의 당이 개혁세력과 적폐세력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곡예 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개혁을 독려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지금은 개혁세력이 다소 실수하고 잘못하더라도 흔드는 것이 아니라 개혁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인 것이다.
지금은 튀는 것보다는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상황은 언제나 바뀌기 때문에 안철수도 언제든지 옛날 왕위와는 멀었던 중이가 진문공이 된 것처럼 다시 때를 만나고 그를 부를 날이 있는 것이다.
지금은 민주세력이 단합하여「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연후에 죽이 되든 밥이 되는 다투고 머리 들이밀고 싸워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무를 모르는 사람들이 안철수와 국민의 당 국회의원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꺼림칙하게 자꾸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만적과 신돈, 홍경래와 전봉준이 실패한 것이 떠오른다.
2017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