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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용(龍)이 못되는 이유

무릉사람 2019. 3. 27. 20:17

한국인들 대부분은 용이 못되어서 슬픈 이무기의 전설을 안다. 왜 이무기라고 용이 되어 훨훨 하늘을 날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것이오장원에서 목숨을 늘려달라고 비는 제갈 공명의 제단(祭壇)을 경황없이 무너뜨리는 철없는 병사의 안타까움이 아니라황진이의 미모에 십년공부가 도로가 되는 지족대사의 어그러짐이리면 뒷맛이 씁쓸할 것이다.

 

역시 한국이 이 경우인 것이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이거나 그것을 되려는 사람들이 저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완적이 말한 영웅이 없는 시대에서 조무래기(豎子)들이 이름을 날리는구나!에서 그 조무래기들이기 때문이다. 조무래기들은 고뇌하지도 않고 통곡하지도 않는다. 대롱으로 세상을 보건만 그것으로 세상을 재단한다. 세상이 넓고도 넓은 줄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은 예술가건 정치하는 사람이건 실경(實景) 못지않게 의경(意景)이 중요하고, 상밖에 상이 있고(像外像) 하늘밖에 하늘(天外天)이 있음을 알아야 경지(境地)에 들어선다. 부처와 가섭의 염화미소는 이심전심이 되어 말밖에 말이 있음(意在言外) 을 전해준다. 말이나 글자는 우리의 일탈을 막는 것이 그 역할일 뿐 우리를 자유롭게 하거나 우리의 상상력을 넓힐 수가 없는 것이다.

 

오직 통찰력과 관용의 정신만이 우리를 마상(馬相)을 잘 본 백락이나 산수화를 잘 그린 곽충서(흰 비단의 오른쪽 위 모서리에 높은 산 몇 개를 그리고 나머지는 공백으로 남겨두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야산이 있고 언덕이 있어 시냇물이 흐르고 새가 지저귀는 광경을 상상하게 했다.)의 안목을 가지게 한다. 정치가 어떻게 해야 예술이 되는가 하는 과정인 것이다.

 

-주역의 마지막 괘 64는 미제(未濟)이다. 규격화(規格化), 정형화(定型化)를 넘어서야 이무기에서 용이 될 수 있다고 한다.

 

2012 10 29

붉은 , 누런 잎 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