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눈물」, 김구용의「눈물」
「시여, 침을 뱉어라!」는 말로 유명한 시인 김수영은 1968년 6월 15일 불의의 사고로 죽는 당일 밤에도 통음하며 울었다.「열국지」로 유명한 작가 김구용은「나이 들수록 눈물이 자주 나온다.」고 생전에 말하였다.
남자는 일생에 3번 운다고 하는데, 첫째가 태어날 때, 둘째가 부모가 돌아가실 때, 셋째가 나라가 망할 때라고 한다. 그런데 왜 이들은 자주 우는 것일까?「남자가 한 번 한을 품으면 5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는데, 그 눈물은 예사로운 눈물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나이 들어서도 운다는 것은 아직 30대의 감성으로 산다는 것이고. 아직 청춘의 열정이 채 가시지 않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울음은 낙루(落淚)든 감읍(感泣)이든 오열(嗚咽)이든 통곡(痛哭)이든 울음은 켜켜이 쌓인 내면을 드러낸다. 사람이 진실로 하늘과 하나가 되고. 태초나 원시의 모습일 수 있는 것은 이 시간뿐일 것이다. 그 울음은 배뱅이굿에서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배뱅이 즉, 사자(死者)의 눈물이며, 춘향전에서「오리나무와 칡넝쿨」「원앙 한 쌍」「인경과 망치」가 되자는 비원(悲願)의 눈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울음이 여기에서 끝난다면 혼자만의 부활에 그친다. 그 울음이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완적이「수레를 몰고 가다 길이 막히면 우는, 저 궁송지곡(窮送之哭), 정약용이 유배생활 18년 동안 베게 맡에서 흘렸을 그리고 일본의 국민시인 이시가와 다꾸보꾸가 울고.「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이 울었듯 우리는 시대고(時代苦)에 또한 울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시대를 향해서만 운다면 우리는 시대에 갇힐 수 있다. 이제 이 울음을 하늘에 가득 채워야 한다. 옛날 역수(易水)가에서 진나라로 떠나는 형가를 배웅하기 위해 친구 고점리와 연나라 태자 단이 눈물을 뿌렸듯 그런 눈물을 뿌려야 한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죽으러가는 자와 살아남으려는 자의 울음은 모두「동병상련」의 울음인 것이다.
-눈물의 끝은, 마지막 눈물은 측은과 동정의 눈물이고 용서와 연민의 눈물이다. 세상에「꺼억.꺼억」울은 사람이 김수영이나 김구용만은 아닐 것이다.
2012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