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그 미스매칭(mismatching)
인생에 확신을 가지고, 자존심 있으며, 기개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정부패 관련성이 적을 것이다. 반대로 지적으로 비판정신이 약하고 몸의 수고로움을 꺼려하며 인생을 치열하게 살지 않은 사람은 부정부패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털어 먼지 안날 사람 있느냐?」는 말은 고뇌가 없으니 울림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입센이 희극「민중의 적」에서 묘사한 것처럼 개인이든 집단이든 이기적이다. 니체도 대중을 가리켜「최후적 인간」이라 하여 속물적인 것은 근성이라 버릴 수 없다고 하였다. 공자에게 의롭지 못한 부귀는「뜬구름」이지만 대중에게 그것은 오매불망의 대상인 것이다. 대중은 확실히 맹교가 말한 대로「장사하느라 늙는 것도 모르는(世上名利人 相逢不知老))」존재이다.
인생의 목적은「독립불기(獨立不羈)」를 그 궁극으로 한다. 이것은 안으로는 칸트가 말한 도덕률 또는 양심률에 따르는 것을 의미하며 밖으로는 어떠한 부정과 부패의 차단을 가리킨다. 굴원의 아독청(我獨靑), 아독성(我獨醒)은 그 진수이다. 자율적인 사람과 정신이 충만한 사람(반대되는 개념은 타율적인 사람과 정신이 빈약한 사람)은 이것으로 삶의 내용을 채우고 여기에서 인생의 기쁨을 발견한다.
일찍이 전혜린은 우리에게 귀족정신을 가르쳐주었다. 귀족정신이란 한 마디로 추상적인 것에서 현실적인 것을 뽑아내는 마인드이다. 이른바「준마(駿馬, 반대어 둔마)」의식이고.「홍곡(鴻鵠, 큰기러기와 고니로 제비와 참새의 대칭어)」의식이다. 중국 송나라 왕안석은「군자(현대에는 정치인이나 부자)가 서민과 이익을 다투어서는 안 된다(民生之重天下 君子忍. 與爭秋毫)) 고 하였다.
대중은 결코 칼 야스퍼스가 언급한「가지런한 글자의 행렬 속에 거꾸로 박힌 활자 하나」의 생각을 할 수 없다. 오직 조선 선비 조찬한만이「내 모든 것 다 바꿀 수 있어도 절대로 강산풍월(江山風月)만은 못 바꾼다.」며 스스로 강산풍월주(江山風月主)를 자칭할 수 있다. 두보만이「언제쯤 천만간의 집을 지어 천하의 가련한 선비들과 얼굴 한 번 펴볼까.安得廣廈千萬間 大庇天下寒士俱觀顔))할 수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는「미운 오리새끼」들이 없으면 청산이 어려운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진리도 진영논리로 넘어가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중국 문화대혁명의 발단이 된「해서파관」의 해서가 자기를 곤경에서 구해준 사람인 은퇴한 재상 서계를 백성의 땅을 강탈했다고 비난했듯이, 조광조가 언관(사간원 정원 정6품) 으로서의 첫 임무로 직속상관인 대사간 이행과 대사헌 귄민수의 파직을 요구하는 것으로 시작했듯이.
2012년 7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