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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유감(有感)

무릉사람 2019. 3. 31. 10:24

한쪽에서는 젊은이들이 병영에서 죽고, 북한강에서 죽는데 한쪽에서는 세 번 만에 겨우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여 환호하고 있다. 어느 것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얼굴일까? 나라는 만능일 수가 없는데 지나치면 안 되고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당연히 사회의 그늘진 곳, 어두운 곳을 살피고 돌아보는 것이 나라의 역할인 것이다. 자고로 양지는 음지와 달리 손사래를 쳐도 저절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1964년 동경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배구는동양의 마녀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했는데 그 원동력은 철저한 수비위주의 전략 때문이었다. 한 국가의 운영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사람들이 많은가 아니면동양의 마녀가 많은가에 따라 방향이나 수준이 달라진다. 오늘날 성남 시청사나 동계 올림픽 시설들이 우리가 그랬듯 뒷날 진시황의 아방궁이나 수양제의 토목공사로 불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형벌권 사용에 있어서도 꼭 처벌할 사람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사람이 없는지를 먼저 살폈다. 그래서 대문장가 한유는살아서 누가 추켜 세워주는 것보단 죽어서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고, 내 한 몸 잠시 즐기기 보다는 내 마음에 근심이 없기만을 바란다.고 하였다. 그들은유방백세流芳百世못지않게유취만년遺臭萬年을 알았으며대공(大功)이 소악(小惡)을 피함보다 못함을 알았던 것이다.

 

보통사람들에게는뷰티 포인트(美點)가 되는 것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감점이 될 수 있고, 너무나 인위적인 것은 생명력이 짧다. 뉴욕 타임즈에서 한국의 전 현직 올림픽위원들은 전과자들이라는 기사에서 이 나라의 양심과 평창 올림픽의 희화화(戱畵化)를 보았다. 탈무드에 있는만장일치면 무효라는 대목에 구실을 주지 않으며, 세상에는 여하가(如何歌)가 있으면 단심가(丹心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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