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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일

무릉사람 2019. 2. 18. 20:09

대한민국 건국일은 과연 언제일까? 3·1 독립운동에 영향 받아 중국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 13일일까? 아니면 정부수립일인1948년 8월 15일일까? 대한민국 건국일은 상기처럼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뉜다.

 

사람들은 국가의 구성요소로 3가지를 드는데 국민, 영토, 주권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협소한 시각이다. 국가의 구성에는 국민, 영토, 주권을 능가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정신이다. 미국은「청교도」영국은「신사도」프랑스는「자유·평등·우애」의 정신 속에서 단련되었는데, 만약 미국에 청교도 정신이 없고. 영국에 신사도가 없으며 프랑스에 자유·평등·우애란 것이 없다면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신은 신채호의「국혼」일수도 있고, 또는 정인보의「조선의 얼」일수도 있으며, 변영로의「조선의 마음」일수도 있다, 나라에 정신이 없다는 것은 사람이 정신이 없다는 것이고. 나라에 혼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혼이 나갔다는 것이며, 나라에 얼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얼이 빠져 나갔다는 것과 같다.

 

정신만 있으면 나라가 망하거나 나라를 빼앗겨도 다시 나라를 세울 수도 있고 나라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류 최초로 철기문화를 만든 히타이트족. 영어의 모태가 되는 표음문자를 쓴 페니키아인, 완벽한 법률과 웅장한 건축물을 자랑했던 수메르인이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도 정신때문이고 이산(離散)을 거듭한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도 정신때문인 것이다.

 

한 때 중국대륙을 지배했던 요나라나 금나라는 없어졌으나 조선은 비록 외교권과 군사권은 없지만 500년 넘게 나라로서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정신은 국가의 가장 주요한 구성요소이면서 또 국가를 유지시키고 지속하게 하는 힘이 있다. 정신이 곧 국가의 자기동일성(自己同一性)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1919년 그날을 제쳐두고 1948년 그날이 거론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임시정부는 프랑스의 드골망명정부처럼 종전 후 정권을 잡지 못하고 국제정세 때문에 찬밥신세가 된 것이 그 유력한 이유일 것이다.

 

법에도 실정법을 넘어 자연법이 있는 것처럼, 사람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처럼 눈으로 보는 것이 이 세상의 전부는 아닌 것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 추상적인 것이 논리실증적인 것보다 더 가슴에 와 닿을 때가 있다. 바로 건국일이 그런 경우이다.

 

-「조선의 혼,「조선의 얼」,「조선의 마음」을 담은 날이 바로 대한민국 건국일인 것이다.

 

2016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