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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물론 (지도자의 자격)

무릉사람 2019. 4. 15. 17:02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여기서도 많은 재능 있는 분들이 각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는 대권주자들을 소개하느라 바쁘다. 모든 대권주자들은 아름다운 꽃 같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철에 따라 그 피는 것이 다르듯 장점과 미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거리의 소문에는 거짓이 많고, 신문의 인물평에도 진실이 적으며, 이 사회에는 요즘에 띄우기가 상례화가 되었으며 연출이 너무 넘치기 때문에 훌륭한 분을 고르기란 어려운 일중의 어려운 일이라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며 원칙을 따르고 상식에 비춰보는 것은 어제뿐만 아니라 오늘에도 귀중한 것이고, 문제를 푸는 데서만이 아니라 사람을 고르는 데에도 통하는 것이리라 본다.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중국 당나라에서는 관리의 선발 기준으로서 신(身),언(言),서(書),(判)이라 하여 체모가 훌륭하고 언변에 능하며 글씨를 잘 쓰고 판단력이 뛰어남을 내세웠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암암리에 작용하여 사람을 평가하는데 영항을 미치고 있다. 물론 선인들의 지혜와 경험이 축적된 것이므로 오늘날에도 인재의 선발이나 선택의 기준으로 일정부분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 더구나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근대국가에서는 이것으로만은 부족하다고 여기니, 보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확대된 인생관과 세계관적 관점에서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일찍이 없었던 류(類)의 새로운 것도 아니요 기발한 것도 아니요 신비한 것도 아닌 그동안 역사 속에서 용해되고 확립된 다음 몇 가지 일 것이다.


하나. 뜨거운 인류애를 가져야 한다.

강남사람도 강북사람도 내 사람이요. 서울사람도 시골사람도 똑같고, 북한사람과 남한사람 중에 누구를 편애하지 않으며 일본사람이나 미국이라고 해서 미워하지 않는다. 인류는 누구나 기본 인권이 있고, 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도 있음을 믿는다. 공존, 공생, 공영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둘. 정직해야 한다.

정직이 최고의 방책임을 믿으며 정직하면 하늘도 감동 시킬 수도 있다는 신념의 소유자여야 한다. 사익보다는 공익을 앞세우고, 정치란 술수와 협잡이라는 그동안의 버릇을 버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미봉책이나 임시변통으로 급급한 사람은 안 된다. 현란한 수사나 번잡한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챙기고 살펴야 한다. 어렵고 힘들수록 정면으로 맞서고 모든 것에서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


넷. 문(文),사(史),철(哲)을 배우고 익힌 사람이어야 한다. 법학이나 경제학이나 정치학에만 치우친 사람이 아니라_ 전국과 세계를 여행하며 자연과 교유하며 사색한 사람_ 문학과 역사와 철학에 정통하지는 않아도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적어도 우리 시민들은 지도자가 일반인보다는 더 예의 바르고 교양 있기를 바란다.

탁문군(卓文君)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로맨스에서 환희를 느끼고 사기(史記)의 위대한 테러리스트 형가(荊軻)에게서 기상을 같이 하며 아우렐리우스(M Aureliusg)황제로부터는 진리의 파지에 전율도 하는 그런 지도자를 그려보는 것이다.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신출귀몰만이 선지자의 표징은 아닐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를 갖는다는 것은 나라 사람들의 큰 복인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늘의 안배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2006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