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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Noblesse oblige

무릉사람 2019. 2. 20. 16:11

펼치면서.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낙마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영욕이 교차하겠지만, 시스템이 선진적으로 바뀌면서 한국이 점점 발전하는 신호라고 알고 싶다. 우리 사회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민이든 관이든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개들이 먹이를 두고 다투듯 이익을 가지고 서로 다투었다는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모두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 티만 조롱하길 즐겨했고,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형국이 그간의 우리 모습이었다. 해방이후 지금에 이르도록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Noblesse oblige는 없었던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이 서양에서 왔다면. 「의식(意識)에는 귀천이 있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믿음이었다. 동 서양의 많은 학자들이 동북아의 왕성한 교육열을 유교에 기반을 두면서 입신출세의 도구로 파악하고 있으나 이것은 피상적인 관찰인 것이다. 진실은 같은 유교에 기초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식의 높음과 얕음」「정신의 귀함과 천함」에 일찍부터 눈을 뜬 것이 그 원형이고 모델인 것이다. 극작가 신봉승은 그의 저술 「조선의 마음」에서 조선이 세계역사상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500년이 넘도록 왕조가 존속한 것은 국가의 기강이 확고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는데,

 

우리는 얼핏 국가의 기강이라고 하면 강력한 법령과 형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기 쉬우나. 조선의 국가기강은 선비(지식인)들의 치열하고 엄정한 도덕성에 바탕하고 있었던 것이다. 형술로서 국가의 기강을 잡는 것과 도덕성으로써 국가의 기강을 잡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우리가 Noblesse oblige에 착안하고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럼 조선의 선비들이 온몸으로 이루고자 한 도덕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그것을 1.대의멸친 또는 멸사봉공정신 2. 억강부약의 장치 3. 권력 돈 명예의 3분원칙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접으면서.

1. 대의멸친 또는 멸사봉공 정신은 한말 일제 때까지 매천과 충정공의 죽음에서 보고 신채호나 장지연 선생에서 보듯이 이어졌으나 해방이후는 사라졌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이 정신은 멀리는 계백장군이 출전하여 자기 처자를 죽이고. 신라의 장군 흠춘과 품일이 아들 반굴과 관창을 같은 전장에서 독전용으로 희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문동과 선죽교의 주검들 하며, 기필코 사육신전을 남긴 생육신 남효온의 정신이자 국은(國恩)은 없었지만 청에 항거하는 젊은 오달재 윤집 홍익한 3학사의 기개인 것이다. 이것은 대의와 공을 위하여 자기를 부인하는데서 미학적 가치를 이룬다. 불사이군이나 불사이부(강상론의 강제가 아니라 부부의 애정에 기초한 것이라면)의 마음도 역시 그렇게 보아야한다. 여기에서 그 지긋지긋한 오명인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을 앞서는 나라」가 최근의 일임을 알 수 있다.

 

2.억강부약의 장치는 도선선사의 비보사상을 포함한 도참사상이 이에 해당되며. 미륵불신앙이나 메시아강림설 등도 우리 민족의 집단적인 억강부약의식의 발로인 것이다. 왕권에 대한 신권의 견제인 홍문관 사헌부 사간원 등의 3사의 여러 기능. 훈신들에 대한 사림의 등용이나 지방수령과 토호들의 발호에 대한 암행어사의 파견 등은 이의 제도적 실현으로 볼 것이고. 허균의 호민론이나 조선 태종의 신문고나 지방 향약에 있어서의 상부상조의 정신도 역시 이의 강력한 실시 의지라 볼 수 있다.

 

3. 권력 돈 명예의 3분 원칙은 한정된 재화와 자리를 나눠 갖는 것이, 정의에 대한 올바른 개념이자 정의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이라 본다. 3분원칙은 잘못하면 누구라도 - 중국 송나라 인종 때의 포청천같이. 다나까 가꾸에이 수상을 구속하는 일본 동경지검 특수부 같이-중수부의 수사를 받는다는 것이며 이미 노 전 대통령이 선례를 보였기에 이의 철저화만이 그 정신의 훼손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것은 재벌이나 부자는 버스비 요금이나 지하철 요금을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것을 내포하는 것이고. 작가는 등 따스하고 배부르면서부터 정신은 퇴화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람의 도덕성은 「그가 어려울 때 무엇을 하지 않으며. 그가 잘 나갈 때 무엇을 주로 하는가를 보면, 」 아는 것이다. 이것은 귀족정신과 일맥이 닿고. 사람의 품성과 상통하는 것이다. 오로지 깨끗함과 반듯함, 정신과 문화만이 우리나라가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특히 중국)와 대등해질 수 있는 외교적 자산이면서 국민들의 애국심과 자긍심을 빚어낼 수 있는 촉매제인 것이다. 여염집의 아녀자가 사치를 하며 여항의 시정잡배가 향락에 빠지는 것은 항시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만인이 우러러보고. 중인(衆人)들이 주시하는 사람의 기준이나 잣대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Noblesse oblige라고 부른다.

 

2009년 7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