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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는 통치술인가카테고리 없음 2019. 3. 30. 23:28
엊그제 국가권익위원회에서「국민 과반수는 정부의 부패방지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에서 30세도 안 된 국회의원 비서라는 새파란 젊은이들이 수 백 만원어치의 술을 먹은 것으로 밝혀지더니만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이 수 억 원을 받았다 해서 체포되었다. 어느 노정객의 집에서는 1 억 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가 굴러다녔다.
이것은 어쩌다 노출되고 공개된 것으로 빙산의 일각일 것이며, 양진의 사지(四知)에 더하여 귀신도 모를 것이라고 대견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성을 타락시키고 그들이 부르짖는 국민 대다수를 궁핍으로 모는 가치갈취행위이다. 국민들의 시위는 지렛대가 되기도 하고 자기반성의 기회도 되지만 이것은 막강한 장개석군이 미약한 모택동군에게 철저하게 유린된 데서 알 수 있듯이 국가존망을 가를 수도 있다.
일찍이 권력자들은 부정부패를 통치술로 써 왔다. 옛날 중국 한나라 시조 유방은 숙손통이 정한 궁중 예법, 조정에 들어오면 종종걸음을 치지 않으며, 칼과 신발을 착용하고서 대전(大殿)에 오르고. 황제를 알현해도 성명을 말하지 않는 특권을 승상 소하에게만 허락했다. 나중에는 공 많은 대신을 예우하는 관례로 굳어져 권신들의 비위를 맞추는 꼼수로 변했는데 한나라 헌제 때 동탁과 조조가 대표적이다.
송나라 조광윤은 병권을 거두는 대신 미녀와 전답을 내렸고, 명나라 가정제는 대신들을 회유하고 지배하는 수단으로 신하들의 착복과 부패를 알면서도 눈감아주었다. 프랑스 왕 루이 14세는 귀족들을 억누르고 절대왕권을 수호하는 방법으로 창칼대신 파티를 자주 여는 등 그들의 사치와 낭비. 허영을 충족시켜주었다. 조선왕조의 각종 공신 훈작은 실제로는 쿠데타나 옥사(獄事)를 엮은 데 대한 반대급부이다.
설마 오늘날의 우리나라 부정부패가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보은인사(報恩人事)나 논공행상(論功行賞), 동색인사(同色人事)가 부정부패의 태생적 근원이며, 구조적으로 조장하고 미필적으로 용인하고 있음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권력의 게걸스런 자기증식과 측근들의 호가호위(狐假虎威)는 부정부패의 배양지이기 때문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음의 비가(悲歌)는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玉杯飮盡天家血(옥잔으로 천만인의 피를 들이키고)
銀燭燒殘百姓膏(은촉대불은 백성들의 기름을 불사르네.)
天淚落時人淚落(하늘 눈물 흘릴 때 인간도 눈물 흘리고)
歌聲高處哭聲高(노랫소리 높은 곳에 곡소리 또한 높더라.)
2011년 1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