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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남이가.
    카테고리 없음 2019. 3. 31. 13:19

    한 때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표심票心을 훔친 적이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안 되겠으니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우리의 생활에서 감성이 갖는 영향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감성은 예술이나 문학에서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거나 달래주는 것으로 기여를 하나 정치나 현실생활에서는 덜 투명하고 덜 깨끗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앞에서 말한우리란 어느 지역을 특정하지만, 우리란 어느 지역뿐만 아니라어느 가족」 「어느 학교」 「어느 종교」「어느 민족」「어느 이념을 망라하는 개념인 것이다. 사람은 뿌리를 찾고. 계통을 밝히며, 관계에 천착하는 존재이다. 그 뿌리나 계보. 관계는 귀소歸巢의 대상이며, 정체성正體性으로 상징된다. 또한 소속감의 배경이고.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의식이 미분화되고. 사회의 발전이 느렸을 적에는 비합리성이나 무체계성이

    우리의 선택이 되고 비빌 곳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오늘에는 어린이가 자라면 어른의 옷을 입어야 하듯가치온존적 태도에서 가치창출이나 가치지향적으로 나가는 것이 순서이고 당연한 것이 된다. 우리가 전근대적이라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감성에 휘둘린다면 우리는 영원히 패거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더 아름다우며, 출발선이 같을 때보다 지향점이 같을 때 더 공명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이성을 되찾을 때그것은 공자가 태산에 올랐더니 천하가 작아 보였다. 는 것처럼 시야가 넓어져 덕목이나 가치를 알게 되어 고슴도치 제 새끼 사랑식에서 자식에게 여행을 권하는식의 삶으로 전이 될 수 있다.

     

    일제 때 박열과 가네꼬 후미꼬부부의 동지애적 결속에 의해 천황제 철폐란 대의가 세워지고, 몸을 허락한 사이가 부부라면 마음을 허락한 사이가 도반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에서 우리는 인생에서 가치공유와 가치 지향이 얼마나 중한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죽마고우도 좋고. 동포애도 물론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인 정직」「생명존중」「자유와 자율」「민주주의등을 같이 추구할 때 더 좋은 것이 된다.

     

    정녕 우리가 제 식구 감싸기식에서 탈피하여 사해四海에서 통하는 것들이 우리의 계보가 되고 동일성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저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이나 오늘날의 첨예한 남북문제에 대한 대강大綱이 이미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그래도 대답은 역시나 성경의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이다.라는 말일 것이다.

     

    20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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