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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의 한계, 대한민국의 한계
    카테고리 없음 2019. 3. 31. 13:20

    중국의 3대 누각중의 하나인 악양루(岳陽樓)는 북쪽으로는 장강이 흐르고 남쪽에는 동정호가 있어 지리적 경관만으로도 빼어나지만 삼국지의 무대라는 역사성에다 3 층 누각의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기술이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것뿐이라면 악양루는 오래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악양루를 잊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는 두보(杜甫)의 등악양루(登岳陽樓)와 범증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紀)를 비롯한 많은 글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 악양루를 찬양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범중엄의 악양루기는 저 유명한 선우후락(先憂後樂),천하 사람보다 먼저 근심하고. 천하 사람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내용이 있어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지극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악양루를 찬미하는 글들은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에 그 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잇을 것이며, 옛날 장승요(張僧繇)라는 화가가 금릉(金陵)의 안락사(安樂寺)벽에다 4마리를 그리고 눈동자를 찍자용이 벽을 뚫고 날아올랐다고 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이렇게 내용은 형식을 규정하고. 정신은 육체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문학적 고뇌도 어느 나라에서는 부정되거나 간과된다. 아무리 반도체. 자동차, 선박, 화학제품을 많이 수출하고, 한류라는 것이 주변국에 넘쳐나며,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이 많다 해도 다 그것들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서울에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고 한강에 유람선이 쉴 새 없이 뜬다고 해도 그것들은 오히려 소외와 공허를 표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금수강산이되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만 할 뿐, 마음은 즐겁게 하지 않는다. 삼성의 제조기술은 소문이 났지만 갤럭시는 아이폰을 이길 수 없다. 뼈다귀만 붙잡고 금과옥조로 알며. 앞집개가 짖으면 따라 짖는 그런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제 콘텐츠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의 사활적인 것이 되었다. 그것은 시스템이 경직되거나 하나의 가치를 강요하는 데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엘지가 우려스럽고 삼성의 한계를 보며, 북한이나 중국은 몇 단계 아래인 것이다.

     

    지금 삼성이나 대한민국은 용이 되느냐, 이무기가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어느 당이 여당이 되고. 누가 집권하는 것은 한가한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처럼 한가한 문제이다. 지금은 끝없는 상상력지극한 마음만이 세상의 트렌드 되어 일류로 만들고, 우리의 존속을 보장해 줄 수 있다. 우리가 계속 악양루라는 껍데기만 찬양하고 진짜 찬양받을 악양루를 찬미하는 글들을 외면한다면 그것도 우리의 한계일 것이다.

     

    201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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