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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수도, 서울 북쪽도 좋다.
    카테고리 없음 2019. 4. 27. 20:56

    국회 본회의에서 「신행정수도 건설 특위안」이 부결되었는데,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고 충청도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였다고 신문기사는 전하고 있다. 앞으로 여느 첨예한 이슈처럼 tv토론으로 신문지면에서 또는 총선의 유세장에서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불꽃을 튕기며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는 작년 12월 대통령 선거 때부터 대선공약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거론되는 것이 온당치 않다고 봤고, 행정수도 이전은 해서는 안 될 공약. 건드려서는 안 되는 민족의 성지(聖地와 같은 문제로 여겼기 때문에 정략과 술수의 도구가 되고 희화화한데 대해 적이 실망한 사람이다.


    나는 평소 국정은 막중하거니와 그 영향력도 커서 실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심 없이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임해도 항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되는 것은 없고, 아까운 시간은 까먹고, 모두가 모두에 대항하는 형국이니, 어찌 나라의 통합을 얘기하고 국가의 부강을 논할 수 있겠는가?


    국정을 이끄는 사람들이 물가의 어린아이 같아 국민들에게 걱정을 안기니, 뜻 있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도연명이 허리 굽히기 싫어 한, 독우 같은 시골아이들의 정치를 한다면 지금은 필경 국가적 위기이고, 나라가 존망의 기로에 처했을 때는 일개 필부도 소리친다는 옛말에 따라 감히 소리내 보고, 말을 아끼는 것도 죄란 생각에 감히 운을 뗀다.


    나라가 반쪽으로 나뉘고 그 나뉜 반도 동서로 갈라지는 것도 가슴 아픈데,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긁어 부스럼 만드니 국민을 업신여기고 가볍게 보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복고주의자도 아니며 감상주의자도 아니다. 서울에 땅 한 뙈기 집 한 채 없지만 행정수도 이전이란 말에서 최영 장군의 「대의」가 꺾이고 효종과 이완 대장의 「북쪽을 향한 꿈」이 또다시 이 시대에 무산되는 같아 슬픔을 느낀다.


    무력으로 북벌을 재개하자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호기 한 번 부려보자는 것도 아니건만, 가장 순수하고 정열적인 젊은이들 힘으로 태어난 정부에서 그들의 염원과는 반대로 가는 것에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고 진한 배신감도 느낀다.

    남으로 수도를 옮기는 것은, 6.25 사변 때 이승만 대통령이 황급히 남쪽으로 쫓겨 내려간 것이 연상되고 개가 싸움에 지면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는데 이런 느낌을 갖는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 -뒤집어 보면 찬성론을 알 수 있다.- 은 대강 아래와 같다.


    첫째, 미국, 브라질, 호주 같이 국토가 광활한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나라 같이 좁은 땅에서는 옥상옥 격이고 괜히 돌출적인 것이 된다.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한 통신과 교통은 마치「축지법을 쓰는 것」같아 이제 웬만한 거리는 아예 논의가 안 된다는 것이다. 전국이 부르면 대답할 수 지역들인데 이전은 아무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몇 십조, 100조니 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여 수도를 이전하느니, 그 돈으로 낙후된 지방의 산업 진흥과 문화 창달에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셋째, 지금 충청도는 그 바람에 땅값 아파트 값이 많이 올라 즐거울지 몰라도, 이러한 생산이 없는 가격 앙등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과 같아 다른 지역의 소외와 희생이 크다는 것이다. 등등.

    나는 이러한 의견들에 전직으로 동의하면서 아래에 몇 줄을 덧붙이고자 한다.


    하나, 행정수도에 교육, 문화시설이 없다면 또 다른 베드, 타운이 될 것이고, 교육, 문화 시설 등을 망라한다면 이는 또 하나 서울의 판박이 일 것이다. 결국은 공무원들만 이중살림 시키고 주말 부부만 양산하여 공무원과 국민만 고달파진다.


    둘, 지금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땅값이 오른 것은 저금리에 투자대상을 못 찾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많은 부분은 대선공약으로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는 것이 불난데 기름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행정수도 이전이 확정된다면 그곳은 투기의 핵이 되어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셋, 통일을 원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남쪽으로 내려갈 것이 아니라 북쪽으로 올라가야 옳다고 본다. 그것도 휴전선 바로 앞에 행정수도를 정하여 대한민국이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북한에게 보여주고, 세계 열강에게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포탄이 바로 날라 올 수 있는 위치에 청와대 등이 자리 잡을 때 온몸으로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대륙을 도모하고 대륙을 경영하지는 못할망정 대륙과 자꾸만 멀어지는 몰골은 보이지 말자는 것이다. 잔꾀 쓰지 말고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소아처럼 놀지 말고, 옛날 고구려인들이 만주 벌판을 활달하게 달렸듯 크게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넷, 우리 자식들 또 자식들의 자식들도 뭔가 할 수 있게 마련해 주고, 그들도 신나게 뭔가를 할 수 있게 좀 놔주자는 것이다. 대통령 마다, 선거 때마다 국민들은 식상하고 피곤하며 국토는 들쑤셔지고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당대보다 더 똑똑하고 지혜 있을 후손을 믿고 제발 가만 있자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보다는 지금 당장 화급한 민생이나 경제 살리기에 전적으로 매달려야 하고 이 나라 도처가 지뢰밭이 안 되게 안전에 더욱 신경 써 주었으면 한다.


    다섯, 행정수도 이전은 이날로그적 발상이다. 자금의 통신기술은 아예 장소란 개념을 무용지물 만들어 버린다. 이참에 각 중앙부서들 과감하게 연고지에 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해양 수산부는 부산, 문화관광부는 광주, 교육 인적자원부는 청주, 통일부는 철원 등지에 두자는 것이다. 중앙으로 힘을 집중 시키겠다는 것이 없다면, 권력을 깎아내고 나누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본다.


    여섯, 과연 수도이전의 문제가 나라를 생각하는 원모심려에서 나왔고, 뜨거운 애국심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까? 막말로 지난 대선에서 충청도 표를 얻기 위한 꼼수로 급조된 것이 아닌가? 이 문제는 어느 지역이 유리하고 불리하고가 아니가 땅값이 더 오르고 안 오르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국토의 균형 발전과 국민의 복지와 편익, 국가적 자부심,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 등 여러 사항이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다. 잘못하면 「기발한 아이디어」에 국민은 볼모가 될 수 있고 안 해도 될 것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몇 자 적어봤지만, 그래도 나는 이 나라 국운의 융성함을 믿고 이 정부의 용단에 기대를 건다. 옛말에 「사람이면 누가 허물이 없을 수 있겠는가? 허물이 있지만 능히 고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에서 보는 것처럼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도 용기이고 이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행정수도 이전을 백지화 하고 그 남은 힘으로 국력을 결집시키고 신장시키는데 노력해 주기 바란다. 민주, 통일, 번영, 희망, 용기 등 좋은 덕목은 죄다 가진 이 정부가 그래도 꼭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면 서울 북쪽으로 옮겨서 통일의 꿈, 대륙지향의 이상을 구현하였으면 한다.


    그렇다면 나는 너무나 좋아 감지덕지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고, 나라의 영에 기꺼이 따를 것이다. 또한 국민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것이고, 순국열사들은 지하에서 기뻐마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웅혼한 기상을 불어 넣고 젊은이들에게 나라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산교육이 될 것이다.


    설령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공이산」의 우화에서 우공과 그 자손 몇 대에 걸쳐서라도 반드시 태산을 옮기겠다는 말에 태산의 신들까지도 놀래서 물러갔듯이 철조망에서 북을 바라보고 민족의 아픔을 같이 할 때 국민들은 충성과 헌신의 대상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일전에 시인 김수영은 「우리나라에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T.S.엘리옷 같은 위대한 시인이 없는데, 이는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고 훌륭한 시인은 더러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이 비단 시 뿐만 아니라 문학 전막 더 나아가 정치나 역사 등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한때의 인기나 이미지 조작이나 감성으로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고 임으로 여겨 임이 아프면 같이 아파하고 임이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는 그런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위대하지는 않아도 좋으니 훌륭한 그런 지도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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