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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의 「기쁨」, 나의 「기쁨」카테고리 없음 2020. 10. 5. 21:50
세상에는 여려가지 기쁨이 있다.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몸이 즐거운 기쁨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 만찬 같은 기쁨도 있다. 지금 사람들이 범속한 것에서 자라고 익숙하다보니 기쁨도 범속해 진 것이지 옛 사람의 기쁨은 범속함만으로는 다 단속할 수 없었다.
옛 사람의 기쁨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이 정신에 있다는 바로 그 정신에 연유하는 기쁨이었다. 루쉰은 「인간의 정신이야말로 인간생활의 극점(極點)이다.」라고 말했는데, 정신적인 기쁨이야말로 모든 기쁨의 여왕이고 모든 기쁨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세는 기쁨, 배우고 때로 익히는 기쁨, 산수(山水 )간에 노니는 기쁨, 달에는 아직도 항아선녀가 토끼와 더불어 방아를 찧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는 기쁨,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글귀를 우연히 책을 읽다 발견한 기쁨 등이 옛 사람의 기쁨이었다.
이 기쁨은 일찍이 소식이 「훌륭한 현인(賢人)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성공하여 수레와 가마 수 십대를 따르게 하여 마을 사람들이 감탄하는 것과 이러한 기쁨을 어찌 바꿀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그 기쁨도 되는 것이다.
이 기쁨은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기쁨이 아니고 언제나 마음의 문을 열면 생성되는 기쁨으로 사람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기쁨인 절정에서 몰락을 생각하는 기쁨과 모든 것이 덧없다는 기쁨과 백구가 문틈으로 지나가는듯한 기쁨과는 사뭇 다른 기쁨이다.
이 기쁨은 여유가 있는 마음에서 나오고.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며, 돈에서는 만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기쁨이다. 부귀공명의 기쁨이 땅의 기쁨이라면 이 기쁨은 과히 하늘의 기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이 어떤 기쁨에 만족하는가를 보고서 비속(非俗)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어떤 기쁨을 추구하는지를 보고 탈속(脫俗)한지 아닌지도 알 수 있으며, 어떤 기쁨에 심취하는가를 보고서 그의 도력과 정신적 깊이도 측량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사람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기쁨을 누리기 때문에 항상 부족하고 미진하지만 엣 사람은 비록 너절한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어도 기쁨을 눌릴 줄 알았기 때문에 신선의 기쁨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이 기쁨은 또한 옛 사람의 미의식(美意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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