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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神)은 용자(勇者)를 사랑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4. 8. 23. 21:19

                                                                              스물넷, 가난한 젊은이의 술회(述懷) (3)

     

     

    우리가 인간인 이상 사회생활을 해야 하고, 거기에서의 급선무는 생존권의 확보이다. 또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최저생활인 동시에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것을 발판으로 하여 우리는 지()를 탐구하기도 하고 미()를 추구하는 등의 가치생활을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희망을 갖고 사는데, 이 희망이야말로 삶을 추진하고 유지하며 활력 있게 하는 결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이상, 포부, 청운의 꿈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인간은 장래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때문에 때로는 가슴 부출기도 하고 슬픔도 이겨나가는 것이다.

     

    나도 여기에서는 예외일 수가 없다. 그것은 고전적으로 말하면 조선시대 과거에 합격하여 금의환향하는 것이니, 오늘날로 말을 하면 국가 최고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꿈의 태동은 어렸을 적 읽은 책이나 영화에 본 검정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부럽게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그 막연한 동경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약 3년 전의 일로서 처음 치룰 때부터 시험에 실패한다거나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죽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결심에는 추오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시험을 택하게 된 동기는 의론이 많은바, 지난하다는 이 시험에서 자기의 능력을 테스트하여 자기확인을 한다거나 자기의 소질과 적성에 맞거나 당대의 준재들과 어깨를 겨를 수 있다거나 사회적 지위가 젊은 사람으로서는 뜻을 펴는 데 용이하다는 등등이다.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하라면 한국 같은 사회풍토 곳에서는 이래야만이 자기가 바라는 정신적·물질적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그것은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리품인 권력, , 명에, 위세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그것을 수행하기까지의 고심참담한 수행이랄까 자세랄까 그 과정에 더 의의를 두고자 한다. 물론 시험이 인생의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뜻을 두었다면 자기의 젊음을 걸어야 하교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나도 까만 옷을 입을 수 있고, 천하의 준재들이 기를 써서 덤벼들며, 그들과 겨루며 나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니 얼마나 복된 기별인가! 나는 나의 하느님에게 아직 이런 기회를 박탈하지 않으심에 감사드리며 내가 하기에 따라서는 나의 불우함이 전화위복이 되어 나를 높이고 빛나게 함을 의심하지 않는다.

     

    나의 불우한 어린 시절이나 현재의 불만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은 기필코 합격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그것이야말로 내 지금까지의 불행한 시절에 대한 보상이고 불우한 많은 사람들에는 한 줄기 빛으로서 인간승리의 실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굳센 정신력과 고도로 정밀한 두뇌는 설령 단 1명을 뽑는다 해도 나만은 될 줄로 생각한다. 이미 많은 정령들이 나를 합격시키기로 작정하였고 다만 언제냐 하는 것일 뿐. 나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오직 합격이고, 인간에게 가능한- 나에게 허용된 모든 능력을 다하는 사력전을 벌일 것이다.

     

    고난 없이 영광도 없는 것. 자기가 수고한 만큼 댓가가 돌아오는 것이 빈말이 아니라면, 나는 더욱 예리하고 치밀해 져야 한다. 문제는 정신력이다. 똑같은 머리라면 누가 더 정신력이 센가가 우열을 판가름할 것이다. 이 시험은 너에게 눈물과 땀을 요구하고 있다. 뜻 세운 자, 그 뜻을 이룰 것이다.

     

    1977827

    남도땅 벌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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