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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필수요건카테고리 없음 2024. 5. 4. 11:25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다. 일찍이 진승이 ‘왕후장상(王侯將相)에 그 씨기 있느냐?’고 말한 것처럼 정치인도 씨기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치란 가치를 지향하고 분배하는 것임을 생각할 때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부류의 사람이 정치를 해서는 아니 될까? 그런 면에서 어느 역사학자의 다음 말은 아주 경청할만하다. ‘정철은 정치에 필요한 관용과 포용력이 없는 성품을 지녔기에 동·서(東·西)양파로 갈라져 당쟁이 일어나자 투사(鬪士)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정철은 성격상 학자나 문인에 합당했지 정계에 나설 인물은 아니었다.’고. 〈관동별곡〉 〈성산별곡〉등 우리나라 국문학사에 빛나는 정철을 두고 한 말이다. 정철은 ‘정여립모반사건’때 위관(委官)을 맡아 애꿎은 선비 1,000여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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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3가지 기쁨(三喜)과 나카테고리 없음 2024. 4. 21. 17:50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이런 글이 적절한 것인지는 차지하고서, 글 쓰는 사람에게는 3가지 기쁨이 있다고 한다. 첫째가 등단의 기쁨이요. 둘째가 수상의 기쁨이고. 셋째가 출간의 기쁨이다. 나도 명색이 글 쓰는 사람이기에 이러한 기쁨에 무관심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의견은 여러 가지로 갈릴 것이고, 여기서 내 의견도 그중의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첫 번째로 등단(登壇)이다. 느지막이 등단한 나는 젊었을 적부터 문인(文人)이나 문사(文士)라는 말에 썩 이끌렸고, 문인들의 일화(逸話)를 꽤나 기억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을 부러워한 나머지 거기 회원이 되는 자격인 책 2권을 출간할 생각도 일찍이 했었다. 지금은 문협 회원이 안 돼도 상관없다. 하여간 등단은 내가 ‘등단의 변’에서 밝힌 대로 후한의 선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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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무엇에 맞는가.카테고리 없음 2024. 3. 28. 20:39
중국 청나라 때의 문인 장조(張潮)는 〈무엇이 무엇에 맞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락에서 산을 보고, 성 밖에서 눈을 보며, 등불 앞에서 달을 보고, 배안에서 노을을 보며, 달빛 아래서 미인을 보는 것은 모두 새로운 경지를 맛보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장조는 인간의 서정을 자극하여 미적욕구에 부응하는 것을 보았던 것이고, 하나의 경물로서도 괜찮지만 두 개의 겻이 짝을 이루면 더욱 효과적으로 조합미(組合美)를 낳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확실히 그의 눈은 보통사람의 눈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이 무엇에 어울리는 것은 위에 적은 것은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허름한 여인숙에서 제야(除夜)의 종소리를 듣는 나그네, 글 읽는 선비에 바느질하는 부인, 칠흑 같은 밤중에 은하수를 쳐다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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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관(貪官)과 청관(淸官), 누가 더 나쁜가?카테고리 없음 2024. 3. 9. 21:23
세상에는 많은 아이러니가 있다. 마치 대기만성(大器晩成)의 글자가 뚝심 있는 사람을 만들면서 다른 한편 그 몇 배의 하릴없는 사람을 만들 듯이. 그중의 하나가 ‘청관의 해악이 탐관보다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탐관은 부패한 관리를, 청관은 청렴결백한 관리를 지칭한다. 원래 이 말은 중국 명나라의 사상가 이탁오가 한 말이다. 그는 그 예로서 북송시대의 신법(新法)울 주장한 왕안석을 탐관으로, 주자학을 창시한 주자를 청관으로 지목하면서 왕안석보다 주자가 더 큰 해악을 끼쳤다고 한다. 즉 왕안석의 폐해는 당대에 그치지만 주자의 것은 몇 백 년 동안 두고두고 사람을 옭아매고 괴롭혔다는 것이다. 청관이 탐관보다 해롭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실제적이나 역사적으로 많이 증명되고 있다. 그리고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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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인생의 주인(主人)인가?카테고리 없음 2024. 2. 19. 20:38
모래알같이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다간 죽어갔다. 그런데 그 사람 중에 인생의 주인(主人)으로 살다가 죽은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예로 살다가 죽었고. 지금도 노예로 살고 있다. 돈의 노예, 권력의 노예. 명성의 노예 등등으로·· 욕망은 긍정되고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삶을 개선하고 진작시킬 때에 한해서다. 그렇지 못할 때 그것은 노예 생활이고 감옥 생활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나 잘 살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헛되이 살았다고 할 수도 없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나는 오늘도 TV에 비치는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또는 재벌 총수나 유명인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내 눈에 그들은 인생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노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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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알 수 없는 ‘남자’카테고리 없음 2023. 11. 27. 23:25
어제 11월 26일, 고향친구의 딸 결혼식이 있어 대전엘 다녀왔다. 스타렉스 1대에 나 포함 6명의 친구가 타고 갔는데, 가는 내내 넉넉한 차 공간이 더해져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여류시인인 친구가 불쑥 내게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우리 동창들의 속은 다 아는데, 자네 속만은 모른다.’고. 한 사람의 속도 제대로 알 수 없는데, 100여명이 넘는 친구들의 속을 안다면 그것은 보통이 아닌 것이다. 물론 식물과도 교감할 수 있는 시인이지만 그녀는 사람 보는 눈이 예리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에 통달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내 속을 모른다고 하니 나도 내 속이 적이 궁금하였다. 일단 나의 속을 알기 위해서는 ‘속’이 무엇인가 알아야 했다. 속은 속내라 할 수 있고, 마음이라고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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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맹점과 대통령제의 결함카테고리 없음 2023. 9. 20. 22:15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처음에는 신선하고 발랄하나 세월이 갈수록 탄력을 잃고 동맥경화에 걸리다가 종국에는 사라지는 것이 운명인데, 처음부터 맹점이 있고 결함이 있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민주주의가 그러하고 대통령제가 그러하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한계‚’나 ‘대통령제의 한계’를 말해야 할 까닭이다. 민주주의와 대통령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고,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는 거의 내각책임제나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사상은 시대에 따라 효과를 다하고, 문물은 재정비로 생명을 이어가나 애초부터 불완전한 정치사상인 민주주의니 결함투성이인 대통령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오히려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것이 종교적 위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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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면허, 빛을 보다.카테고리 없음 2023. 9. 19. 21:37
3‐4일 양쪽 어깨를 중심으로 들쑤시는 몸살을 앓았다. 얼마나 신주 모시듯 운전대를 꽉 잡고 운전을 했으면 이럴까. 자동차학원에서 하루 두 시간씩 5일 10시간, 딜러랑 제2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소래포구까지 갔다 오기를 두 번, 친구랑 자유로를 거쳐 임진각까지 왕복 두 번, 혼자 남한산성을 갔다 오고 서울시내 주행을 여러 번, 몸이 탈이 날만하다. 유튜브에서 ’미남’이나 ‘김선생’, 또는 ‘대발이’ 강사가 나오는 ‘차선 변경하는 법’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법’ ‘내비게이션 보고 들으며 운전하는 법’을 눈과 귀가 아프도록 배우고 익혔다. 그런데 얼마나 그랬으면 주방의 전기밥솥에서 나는 소리 ‘수증기를 배출합니다.’나 ‘맛있는 밥이 다 되었습니다.’ 라는 소리까지 ‘500미터 전방에서 좌회전합니다.’거나 ..